아마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창업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고 직장만 착실하게 다녔습니다.
끝(퇴사)이 아닌 시작(창업)을 말하려고 합니다.
갑작스레 일어난 삶의 전환점을 되돌아보며 진솔하게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창업 첫 번째 단계, 틀
개인적으로 인간은 게으르고 수동적이며 이기적이기 쉬운 존재라 생각합니다.
단편적으로 이를 설명하는 말이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는 말 아닐까요?
저는 항상 변화보다는 일상에 안주해왔습니다.
더 나은 상황을 보고 변하려 하기보다 '그래, 이정도면 살만하지'하며 나보다 안 좋은 경우를 비교 우위로 두고
이를 무한히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 생각의 틀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뒤꿈치 굳은 살처럼 더 두터워지고 무감각하게 나를 만들며 그 안에 갇혀서 자기 성장을 멈추게 합니다. 그래서 자기 성장을 위한 변화를 겪기 위해서는 이 틀을 깨기 위한 강한 계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 계기가 자의든 타의든, 울화가 치밀게 하거나 또는 스스로 활기에 차던 동기 부여가 있어야 사람은 움직이게 됩니다.
무엇이든 시작을 해야합니다. 로또도 사야 떨어지던 당첨이 되건 결괏값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창업 두 번째 단계, 점화
저는 평소에 책을 즐겨 읽는 편이 전혀 아닙니다.
(책은 시간을 내서 꼭 읽으세요. 돈 수천만원을 주고 만나야 할 저명인사의 얘기를 몇 번이고 되돌려가며 들을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자기 개발에 관련한 책을 권해주면 책은 이론적인 부분만 담겨있고 실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런 제가 역행자란 책을 하루 만에 읽었던 것도 정말 아이러니합니다.
(부끄럽지만 2년동안 읽은 책이 역행자가 한 권이었어요;)
기대하지 않았던 인연을 만나는 우연과 같이 책을 읽고 체감하는 변화도 예측할 수 없기에 이걸 인생이라고 하나 봅니다.
"팀장님, 고액 연봉자인데 도대체 뭘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저 한마디와 자청의 역행자 책 한권이 불꽃을 일으키는 점화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
두 매개체가 이어지지 않았다면 지금도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었을 게 뻔합니다.
저에게는 이 동기부여가 무척이나 뼈저리게 충격스러웠습니다.
매일 무의미하게 반복적으로 하루를 보내면서 직장이 안정적이라 위안하던 안일함이 한순간에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한 순간에 저의 존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걸 깨닫는 데 까지 너무 순진했고 오래 걸렸습니다.
존칭을 하며 저에게 말을 건내지만 그 어떤 말보다 마음 구석구석을 찌르며 차갑고 날카롭게 스며드는 말은 없었습니다.
창업 세 번째 단계, 자의식 균열
한 끼 밥 먹기조차 어려웠던 사람이 자수성가한 이야기, 죽을 고비를 겪고 대성한 이야기
우리가 언론을 통해 듣는 이른바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인생의 바닥을 치고 난 후에 성공한다는 공통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균열이 일상의 안주를 깨트리고 간절함과 집요함으로 무장하게 하는 점화 촉매제인 거죠.
성공하기 위해선 실패를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런 실패를 통해 긍정적인 점을 얻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실패란 과정이 힘들어하지 않거나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 역시 변덕 심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주는 보금자리라고 생각했던 회사에서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말을 듣고 심장이 요동치고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렇게 맞닥뜨린 균열의 순간에도 일상을 유지하려는 안일함, 그 당시에는 간절함이라 느꼈을 감정에 사로잡혀 존재하지 않는 협의 책을 내놓으려고 애를 쓰느라 정신이 나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점점 현실을 자각하게 되고 가빠졌던 숨도 고르며 차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런 죄짓는 기분을 느끼는 걸까?
이 순간을 모면하면 또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당연히 여기던 일들에 스스로 하나씩 질문을 던지면서 그렇게 자의식에 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업의 마지막 단계, 무기 조합
자아 성장을 막는 요인을 스스로 생각해보면 크게 2가지의 오류를 범했습니다.
첫 번째는 스스로를 열등하다 생각한 점입니다.
저는 판사, 의사, 변호사, 운동선수 등 지금껏 살아온 세상은 특출하게 한 가지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성공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있었습니다.
게임 캐릭터로 비교를 하면, 한 가지 부분에 능력치가 몰려 있는 캐릭터에 비해 능력치가 여러 부분에 분포되어 있는 제가 가지는 이점이 있음에도 무조건적으로 나을 게 없다는 열등한 생각으로 스스로를 깍아내렸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신호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복리처럼 줄줄이 커지기 쉽습니다. 또 불안감과 걱정을 감추기 위해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마치 조울증에 걸린 듯이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풀리지 않는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겪게 됩니다.
두 번째는 욕심입니다.
착오 없이 진행하길 바라는 욕심과 남들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시작을 머뭇거렸습니다.
변수와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건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사람이 가진 자연스러운 성향이지만 이를 벗어나기 위해 잔 주먹질이라도 계속해대며 벗어나기 위한 고뇌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 시작은 내가 어떤 무기를 가졌는지를 생각해보는 일입니다.
실상은 모래알처럼 아주 미약하고 작아서 하찮게 여기기 쉬울지라도 하나하나 꼼꼼히 생각을 해보세요.
그러면 일면 일식 없던 각각 흩어져 있던 낯선 경험치들이 마치 팔다리가 합체되는 로봇같이 합쳐져 기존에 없던 새로운 힘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 것이 책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상에 존재한다고 깨달은 두 번째 경험, 타이탄의 도구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창업을 한 지금 신기하게도 모두 무관해 보였던 저의 경력은 깨알같이 이어져 하나의 일로 완성됐습니다.
제품명이나 홍보 문구를 작성할 때 도움이 되는 문예창작의 경험,
제품 사진이나 영상을 직접 핸들링할 수 있는 대학 전공과 방송국 경험,
고객과 거래처 응대에 도움이 되는 철강 회사의 경험,
독자적인 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식품 개발의 경험
이 모든 경험이 모여 지금의 창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혹시 지금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기로에 선 분이시라면
내가 가진 무기와 그 날카로운 무기를 만들기 위한 조합을 강구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시간을 많이 흘려보낸 후에 이런 생각을 하는 저보다
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더 빨리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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